詩·영화 큰 족적 남기고…김지하·강수연 영면

입력 2022-05-11 18:14   수정 2022-05-12 00:36


문화계의 큰 별들이 같은 날 영면에 들었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 저항시를 남긴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의 발인식과 ‘원조 월드 스타’ 배우 강수연 씨의 영결식이 11일 각각 엄수됐다.

김 시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9시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1970년대 독재정권과 맞선 김 시인은 암 투병 끝에 지난 8일 향년 81세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두 아들인 김원보 작가와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생전 김 시인과 인연을 맺은 이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판소리 명창 임진택 연극 연출가 등도 참석했다.

이청산 전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은 “우리가 서슬 퍼런 독재정권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김지하라는 우리들의 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땅의 민주주의 초석을 놓으신 분”이라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3년 전 세상을 뜬 부인(김영주 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묻힌 원주 흥업면 매지리 선영에 안치됐다.

이날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선 배우 강수연 씨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영화인 100여 명이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 5일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던 강씨는 7일 5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백발의 임권택 감독은 짧은 추도사를 전했다.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있어서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 고인은 임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로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동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89년에는 임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대중문화계에서 처음으로 ‘월드 스타’라는 호칭을 얻었다.

영화제 수상,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 등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유작으로 남게 된 영화 ‘정이’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고인 자체가 한국영화였다”고 말했다. 이어 “영결식이 끝나고 저는 작업실로 돌아가 선배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선보일 새 영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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